향을 태우는 것은 고대인들의 대표적인 예배 방식이었다. 향의 강하고 좋은 냄새는 신에게까지 올라간다고 생각하였다. 향은 또한 동물이 제물로 불어 탈 때나는 악취를 막아주는 역할도 하였다. 아시리아인과 페르시아 인들은 왕을 위한 방향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헬레니즘 세계에는 향료에 대한 상당한 수요가 있었다. 대표적인 향료로 유향(frankincense)을 둘 수 있는데, 이것은 아라비아 남부에서 자라는 식물의 즙을 원료로 한다. 유향의 공급을 담당한 것은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 상인들이었다. 이들은 유향을 공급하고 그 댓가로 금세공품이나, 도자기, 이집트의 유리공예품을 받아 부를 축적하였다. 아라비아 남부에 위치한 시바, 마인, 카타반 등과 같은 나라는 이 향료 무역으로 부강해진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팔레스타인 남부에 있는 페트라는 가자와 다마스커스로 가는 갈림길에 위치해 있다
카라반이 사막을 건너 여행할 때, 물과 유할 곳이 있는 몇몇 정거장을 거쳐갔다. 이 정거장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페트라이다. 적색 사암으로 된 바위 계곡 사이에 건설된 이 도시는 기원전 300년에서 주후 150년까지 번성하였다. 이 도시 시민은 카라반 상인들에게 음식을 팔고, 숙박을 제공하였고, 도시의 왕은 세금을 부과해 도시 전체가 부강하게 된다.
페트라의 시민들은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으로 세련된 문화를 가지고 산 아랍인들이었다. 이 사람들은 나바티안이라고도 부르는데, 페트라가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됨으로써 비로서 나바티안인들에 대해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은 빼어난 문화 수입자들이었다. 이들의 성전, 무덤, 건물들은, 이집트,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의 양식을 골고루 수용하여 이루어졌다. 그들의 모국어인 아랍어도 아람어 알파벳을 사용하여 기록되었다.
1) 1세기의 히브리어 필기체 2) 나바티안 알파벳 3) 나바티안 필기체 4) 아랍어 알파벳
로마가 주후 106년에 페트라를 정복하면, 그 도시는 영광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그 후에도 수백년간 거주민이 계속 명맥을 이어갔지만, 잦은 지진과 카라반 상인들의 무관심으로 도시는 마침내 황폐해지게 되어 사막의 모래 속에 사라지게 되었다. 이러던 것이 1812년 고고학자들에의 해 발견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페트라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페트라에 발견된 '산당'
전성기였던 주후 1세기 초반에 나바티안 왕국은 요단동쪽 지역, 네게브지역을 통치하였다. 당시의 왕이었던 아레타스 4세는 잠시나마 다마스커스까지 지배하기도 하였다. (바울은 광주리에 달려 도망한 친 성은 바로 아레타스 왕의 관할에 있던 총독이 다스리던 성이었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이 당시의 페트라에는 중앙으로 뻗은 대로변으로 수많은 수려한 건물들이 위치해 이었다. 그 대로를 따라가면 정사각형 모양의 성전이 나오는 데, 이 성전은 솔로몬 성전의 건축 양식인 비트 힐라니양식을 따르고 있다.
나바티안 인들의 독자적인 기술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도자기 기술이었다. 그들은 도자기를 아주 얇게 만드는 기술을 가졌다. 따라서 그들의 도자기는 무척 깨지기 쉬워,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은 매우 드물다. 이들에게 도자기는 부자를 위한 사치품이 아니었고 생필품이었다.
페트라는 망대를 가지 벽과,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였다. 바위절벽 위에 사람들은 거대한 조각도 새겨넣았다. 사암으로 된 절멱은 이와 같은 작업에 매우 적합한 것이었다. 이 조각을 제작한 석공들은 또한 바위에 조그마한 방으로 통하는 통로도 뚫었다. 이것은 페트라 시민들이 죽으면 묻히는 곳이었다. 무덤은 주인의 경제력에 따라 장식의 정도가 달랐다. 경우에 따라서는 로마 성전의 양식을 따라 조각되기도 하였다.
바위에 새겨진 부조와 무덤 입구의 모습
오랫동안 나바티안의 도시 페트라는 역사의 망각 속에 있어왔다. 이 도시의 발견은 신약성경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또하나의 중요한 업적이다.
페트라의 입구를 장식하는 건축물
글과 그림의 출처: Nelson's Illustrated Dicoveries and Wonders of the Bible, 페이지 157-9 (김구원 요약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