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다 요새의 모습 (사진 출처: www.jewishvirtuallibrary.org/
마사다는 약 2000년 전 로마가 이스라엘을 무력으로 점령할 때, 그 주민들이 집단 자살한 것으로 유명한 사막 요새이다. 이 애국적 희생과 영웅의식의 대표적인 예로 유대 열심당의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두 명의 남자 유골과 여자의 딴 머리가 마사다의 목욕탕에서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들이 로마의 손에 항복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한 위대한 애국심과 영웅의식의 모범으로 칭찬하였다. 심지어 이스라엘 정부는 2000년이 지난 1969년 이들 가족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루어 줌으로써 이들의 애국적 일화를 국가의 공식적 건국 신화의 경지로 끄러 올렸다.
그러나 최근 어떤 이스라엘 고고학자는 현대 범죄학적 증거와 신명기의 한 구절을 증거로 이 마사다 유골의 해석을 정면으로 도전하였다. 그는 여자의 머리가 머리에서 다 잘린 채로 발견된 것과 신명기에서 포로로 잡힌 외국 여인의 머리를 자를 것을 규정한 법을 근거로 그 목욕탕에서 발견된 여인은 국가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여인이 아니라 외국인 포로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 이스라엘 고고학자의 주장이 옳다면, 이스라엘의 애국심의 상징으로 추앙되던 인물들이 허구에 근거한 것임이 판명되는 것이다. 실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마사다 집단 자살이 정말 오늘날까지 애국심의 모범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흩어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려면 어떤 상징적인 영웅이 필요하다. 그러나 종종 그 영웅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기 보다 꾸며진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 영웅 이야기가 가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생각의 패러다임이 필요한데, 종종 우리는 과거의 신화와 전설을 무반성적으로 고수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인용할 때는 출처를 표기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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